알라이드의 아름다움은 대칭적인 형태에 있다. 그 두개의 탑을 바라보며 저 탑들의 뒷면도 대칭을 이루고 있을까 궁금했다. 칠십여년 전 H의 모국인 RA에 신종바이러스가 나타났고, 섬나라인 RA는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었다. 신종바이러슨느 좀비바이러스의 한 종류였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 바이러스는 두 가지 형태로 발병했다. A형 바이러스는 감염된 순간부터 그 숙주를 좀비로 만들었고 B형 바이러스는 숙주의 생명이 꺼져가는 순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이 두 바이러스는 같은 유형의 감염자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다른 유형의 상대에게는 공격성을 보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RA는 두 지역으로 나누어지게 되었다. 저 알라이드를 기준으로 A지역과 B지역으로. H는 B지역에 속했다. RA의 B지역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 수 있었다. 그들은 교육을 받고, 직업을 가지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았다. 가끔 A형 아기가 태어나기도 했지만 괜찮았다. 갓 태어난 아기는 물어뜯을 이가 없었고 그를 죽이는 방법은 다양했으니까. B형 인간들은 보통의 인간처럼 살다가 어느 나이가 되면 총살 당했다. 노화되어 에너지가 다 사라지기 전에, 그래서 발병하기 전에 죽는 것이 이 지역의 법이었다. 그렇게 B지역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져왔다. 칠십년 전 갈라진 A지역의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저 알라이드 근처에서 가끔 총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저곳에도 남은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삼십년 전만해도 저 경계를 넘어가길 원하는 이들이 있었다. 알라이드 사이의 벽이 쌓이기 전 가족과 헤어진 이들이었다. 바이러스의 유형은 무작위로 정해졌다. 그래서 B형 인간들은 A형 가족과 헤어지지 않기 위해 숨고, 감싸고, 도망쳤다. 대부분 그 가족에게 물려 죽었지만.

 이제 그 때 가족과 헤어진 이들은 거의 남지 않았다. B형 인강의 수명은 75세까지이기 때문이었다. 남은 건 그 때의 기억이 없는 이들과, 유품으로 남겨진 헤어진 가족의 사진만을 보관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H도 그들 중 하나였다. H의 부모님은 늦은 나이에 H를 낳았고 H가 태어난지 일년도 되지 않아 바이러스에 감연되었다. A형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B형 아버지는 노력했지만, H를 지키기 위해 이틀만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작년데 집을 찾아온 군인을 따라 나서면서 사진을 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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