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이드의 아름다움은 대칭적인 형태에 있다. 인간은 자연적으로 대칭에 매력을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다. 대칭은 건강을 암시하고, 나아가 완전함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또한 언제나 그랬듯이, 미지와 조우한 인간은 그 대상에 서사를 부여하기 마련이다. 아주 먼 옛날부터 이해할 수 없는 자연재해나 질병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사연을 붙여주던 그 고대의 습관은 수 만년을 지나고도 우리 안에 살아남았다. 그렇게 알라이드가 경배와 혐오의 대상이 된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스코틀랜드의 평지에서 처음 발견된 알라이드는 어떤 목적도 갖고 있지 않은 듯 보였다. 최초 발견자인 매카보이씨는 그저 오로라가 뜨는 방향을 향해 세워진 설치 미술인줄 알았다고 전했다. 처음 발견될 당시의 알라이드는 그저 거대한 구체였다. 빛을 흡수하는 재질로 코팅이 되어 멀리서 보면 마치 땅에 구멍이 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거대한 구체. 사람들이 왔다 갈수록 그 모양은 점점 변했다. 하나였던 구체는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났고 모양 또한 변해갔다. 어두운 구체The Dark Orb라고 불리던 그들은 검은 눈사람The Black Snowman이었다가 이내 얼굴 없는 사람들The Faceless People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날이 갈수록 아주 조금씩 인간과 비슷하게 변해가는 얼굴 없는 그들. 이전에도 외계의 침략을 겪고 친교한 경험도 있는 지구였지만, 이렇게 방문 의도는커녕 방문 경황도 밝히지 않은 존재는 처음이었다. 얼굴 없는 사람들을 연구하기 위한 캠프가 세워지고 허물어진지도 시간이 꽤 흘렀다. 시간이 지나도 뚜렷한 성과가 없자 사람들은 아마 정신 나간 예술가의 장난일 것이라거나 더 큰 이슈를 덮기 위한 눈 가림막이라고 얘기했다. 그렇게 또 자연스레 서서히 대중들이 얼굴 없는 그들을 까먹을 무렵, 그들이 살아났다. 살아났다고 하기에는 모자란 점이 있다. 그들은 구체일 때부터 살아있었으니까. 처음으로 진행된 대화에서 그들은 다음과 같이 반응했다.

-       당신들은 누구입니까

지구인으로서는 정당한 질문이었다.

-       우리는 멀리서 왔습니다. 아직 당신들이 이해하기 힘든 개념을 가진 곳에서 이해하기 힘든 방식으로. 그러나 두려워 말라. 우리는 동맹The Allied이다.

지구인들은 알라이드를 믿고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 다소 힘 빠지는 태도로 그들의 정착을 허락한 이유의 20% 정도는 그들의 아름다움 때문일거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렇게 또 새 이름을 얻은 그들은, 물리적으로는 어떤 한가지 정해진 형태가 없었지만 보는 사람의 의식에 따라 겉모습을 조절했다. 목격한 사람들이 말하는 공통점은 단 두 가지였다. 암흑과 같은 피부와, 이질적이고 완벽한 대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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